저희들 아버님은 15년전인 1997년 6월 26일 오후 6시경 근무하셨던 현대석유화학(주)내에서 자전거를 타고 근무초소로 이동 중 뒤에서 오는 차량을 피하려다 배수로에 빠지는 사고로 크게 다쳐 언제 끝날지 모르는 암흑 같은 험난한 투병생활을 시작하셨습니다. 그 투병과정은 글로서 다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아버님은 15년 동안 사지마비로 오랜 침상 투병생활로 인해 다발성 장기능 부전으로 대소변을 받아내는 등의 24시간 누군가 옆에서 도와줘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누워만 지내는 형편이라 전신쇄약, 욕창에 패혈증, 대소변 장해로 관장과 소변줄(카테타 삽입은)을 통한 배뇨로 요로감염 등 각종 합병증에 시달려 오시던터라 꼭 병원 입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중증환자였음에도 2010년 4월 30일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직권 퇴원 치료 종결을 당하셨습니다.

거동이 불가능한 중환자를 병원에 모셔가는 것도 여의치 않은데도 불구하고 통원치료를 하라고 하니 항상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셨고, 일시적으로 병세가 악화되면 입원하였다가 다시 퇴원을 해야 하는 생활을 반복하며 어렵게 지내 오시다가 2012년 1월 몸이 안 좋으셔서(가스가 많이 차고, 소변이 탁하고 냄새가 나고, 열이 나서(1/18일자), loose stool(설사) 등으로 인천산재중앙병원에 일주일 정도 입원 후 퇴원하셨고, 3월 17일 식사를 제대로 못 하시고 설사와 발열로 기력이 쇠잔하여 3월 18일부터 3월 21일까지 설사와 발열로 내과에 입원하여 있던 중 3/20일 자정부터 갑자기 경기 및 의식변화로 신경과에서 B-MRI 촬영 후 뇌경색 진단받고 투병하시던 중 폐렴이 심해 내과로 다시 입원하여 중환자실을 오가며 치료를 받다가 상태가 악화되어 결국 회복하지 못하시고 14년 8개월의 투병 끝에 한많은 고통의 세월을 뒤로 한 채 전신쇄약, 뇌경색, 약물투여, 폐렴악화, 패혈성 숔으로 4월 15일 사망하셨습니다.

이에 저희 유족들은 산재를 당하여 장기간 투병과정에서 초래된 각종 합병증으로 인해 입원치료를 받던 중 산재병원의 관리소홀이 겹쳐 발생한 뇌경색과 폐렴으로 사망하신 것이므로 당연히 산재처리가 되는 줄 알고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신청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재해자의 뇌경색은 산재 합병증과는 별개로 초래된 것이고, 뇌경색때문에 연하장해가 초래되어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 폐렴이 유발되어 사망한 것이므로 산재와는 무관하다는 빌미로 유족보상을 거절하였습니다.

이에 유족은 산재심사위원회에 심사청구를 하였는데 산재심사위원회에서는 "망인이 승인 상병에 따른 요양으로 전신기능이 고갈된 상태였고 병원의 진료를 잘 받지 못해 간질발작이 있었고 이로 인해 뇌경색이 발병하게 되었으므로 이에 따른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주장하고 있는 건으로, 간질발작이 있었다고 해서 뇌경색이 발병하는 것은 아니며, 망인의 뇌경색은 연령에 따른 퇴행성변화로 보여 비록 청구인은 사지 불완전 마비로 요양후 장해 1급으로 종결한 이후 2012. 4. 15. 뇌경색에 의한 폐렴으로 사망에 이르렀지만, 산재 승인 상병과 뇌경색은 무관하다는 이유로 기각 결정을 내렸습니다.

▲ 유족이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기각된 결정문 표지 © 서울의소리

 

합병증 치료를 위해 산재병원에 입원하던 중 병원의 관리 소홀과 병세의 악화로 초래된 뇌경색을 병원에 대한 잘못에 대한 지적도 없이... 뇌경색이 연령에 따라 퇴행성 변화라고만 몰아 산재보상을 거절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처럼 근로복지공단은 타당하지 않은 궤변으로 오랫동안 투병중이었던 환자의 보호소홀(직권 종결, 통원치료 유도, 병세 악화 방치)과 입원치료과정에서의 소홀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지탄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됩니다...

저희들과 같은 형편에 처한 산재 중증환자들이 많이 계신데 이런 분들이 돌아가시면 국가가 그 유족들을 돌보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궤변을 늘어 놓으며 보상을 거절하고 고통의 벼랑으로 내모는 근로복지공단은 왜 있는것인지... 저희들과 같은 처지에 계신 분들이 많아 이런 험한 일이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어 이 사실을 세상에 알리게 되었습니다.

조강호(010-8811-0246)

노무법인 푸른 솔 (전국 상담 1544-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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